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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m Dong 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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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CV

임 동 식 (林東植)


학 력 1945 충남 출생 


1974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1988 독일 국립 함부르크미술대학 자유미술학과 졸업

개인전 2014 갤러리 세솜, 창원

2013 이화익갤러리, 서울

2011 이화익갤러리, 서울

2010 스페이스 공명, 서울

2008 이화익갤러리, 서울

2006 롯데화랑, 부산/대전

2005 아르코미술관, 서울

2002 이공갤러리, 대전

1988 대전문화원, 대전

함부르크 미술대학 전시관, 함부르크

1987 중앙갤러리, 대전

1984 팜센 도서관, 함부르크

1977 청주문화원, 청주

청년작가회관, 서울

1967 공주문화원, 공주

주인요 2013 기억의 시간 시간의 기억, 갤러리 화이트블럭, 헤이리

단체전 역사 속에 살다, 전북도립미술관, 전주

화랑미술제, 이화익갤러리, COEX, 서울

2012 라운드테이블, 제9회 광주비엔날레, 광주

풍경, 하이트 컬렉션, 서울

여기 사람이 있다,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11 화랑미술제, 이화익갤러리, COEX, 서울

산수정경, 스페이스몸 미술관, 청주

이화익갤러리 개관 10주년 기념전, 이화익갤러리, 서울

2010 KIAF, 이화익갤러리, COEX, 서울

SOAF, 이화익갤러리, COEX, 서울

2009 A Homage to Lee Jong-Soo, 이화익갤러리, 서울

KIAF, 이화익갤러리, COEX, 서울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Small is beautiful, 이화익갤러리, 서울

대학로 100번지, 아르코미술관, 서울

플랫폼 인 기무사, 구 국군기무사령부 터, 서울

2008 태초의 현장 제10차 람사르총회 기념 특별전, 경남도립미술관, 창원

2007 이상한 나침반, 갤러리 눈, 서울

2006 심경 마음으로 읽는 풍경, 이안갤러리, 대전

드로잉 에너지, 아르코미술관, 서울

2003 자연의 시간 인간의 시간,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뉴 프론티어, 대구예술회관, 대구

2002 한일교류 임팩트, 성산 아트홀, 창원

미디어 무디아-한국의 미디어아트와 샤머니즘, 연세대백주년기념관,

서울

2001 용지야외미술제, 용지공원, 창원

Re-Landscape, 롯데화랑, 대전

2000 미디어시티 서울 2000지하철 프로젝트, 지하철 충정로역, 서울

흙 놀이, 스페이스 몸 미술관, 청주

사각상자보기, 이공갤러리, 대전

1999 공장예술제, 경기도 이천

1994 Identitaet 헝가리, 에른스트 미술관 부다페스트, 헝가리

Identitaet 러시아, Muchina Kunsthochschule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1993 여기저기에, 슈페르크, 암머스베크, 독일

리플렉시온, 드로스타이, 핀네베르크, 독일

경남비엔날레, 용지공원, 창원

비무장지대 예술문화운동 작업,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인간생활의 기록전 심포지움, 부산문화회관, 부산

1992 바다미술제, 광안리해변, 부산

1991 구드레야외미술제, 구드레공원, 부여

설치미술 창원 비엔날레, 체육공원, 창원

1989 Der gute Ton zum schoennen Bild, 쿤스트하우스 함부르크, 독일

야투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안으로, Aula der HBK Hamburg, 독일

1988 세 곳의 섬으로부터 전, 문화원화랑, 대전

실내에서의 자연미술전, 동아미술관, 대전

1987 Natur auf die Zeit Neuwerk, HFBK 오디토리엄 함부르크, 독일

자연과 예술 심포지움 Neuwerk87, 인셀 노이베르크, 독일

함부르크 대음향제87, Messehalle Hamburg, 독일

1985 평화의 비엔날레85, 함부르크 쿤스트하우스, 독일

1981 금강현대미술제, 야외전: 공주, 실내전: 대전

1980 금강현대미술제, 야외전: 공주, 실내전: 대전

1977 청년 작가회 야외작품발표회, 서울근교 미사리

1975 청년 작가회 야외작품발표회, 안면도 꽃지해변

1993-2003 예술과 마을, 공주 신풍 원골마을

1974-1979 한국 미술 청년 작가회(1-12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탑 미술관 부산,

전일미술관 광주 등지

1981-1998 야투(野投) 74회, 매년 4계절 간 각 지역 야외 자연 공간 국내 및 독일

1965-1969 1-5회 일수회(一樹會)미술전, 문화원화랑, 공주

아르코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하나은행

SAMUSO


임 동 식 (林東植) 1945 -

Rim Dong Sik 1945 -

Educations 1945 Born in Choongnam, Korea

1974 B.F.A, Hongik University, Seoul, Korea

1988 Staatliche Hochschule Fuer Bildende Kuenste Hamburg

(Freie Kunst bei Prof. Claus Boehmler), Germany

Solo 2014 Gallery SESOM, Changwon

Exhibitions 2013 LEE HWAIK Gallery, Seoul

2011 LEE HWAIK Gallery, Seoul

2010 Space Gongmyung, Seoul

2008 LEE HWAIK Gallery, Seoul

2006 Lotte Gallery, Busan/Daejeon

2005 Arko Art Center, Seoul

2002 Igong Gallery, Daejeon

1988 Daejeon Culture Center, Daejeon

Hamburg University Hall, Hamburg, Germany

1987 Joong-ang Gallery, Daejeon

1984 Farmsen Library, Hamburg, Germany

1977 Cheongju Culture Center, Cheongju

Young Artist Hall, Seoul

1967 Gongjoo Culture Center, Gongjoo

Selected 2013 Three Perspectives on Time and Memory,

Group Gallery White Block, Heyri

Exhibitions Inhabiting History-Portraiture, the mirror of an Era,

Jeonbuk Museum of Art, Jeonju

Korea Galleries Art Fair, LEE HWAIK Gallery, COEX, Seoul

2012 Roundtable, The 9th Gwangju Biennale, Gwangju

Landscape, HITE Collections, Seoul

Here Are People, Daejeon Museum of Art, Daejeon

2011 Korea Galleries Art Fair, LEE HWAIK Gallery, COEX, Seoul

Landscape in Sight, Space MOM Art Museum, Cheongju

LEE HWAIK Gallery 10th Anniversary Exhibition,

LEE HWAIK Gallery, Seoul

2010 KIAF, LEE HWAIK Gallery, COEX, Seoul

SOAF, LEE HWAIK Gallery, COEX, Seoul

2009 A Homage to Lee Jong-Soo, LEE HWAIK Gallery, Seoul

KIAF, LEE HWAIK Gallery, COEX, Seoul

On every border flower blooms, Daejeon Museum of Art, Daejeon

Small is beautiful, LEE HWAIK Gallery, Seoul

100 Daehakro, Arko Art Center, Seoul

Platform in Kimusa, Kimusa, Seoul

2008 The Site of Beginning Spacial Exhibition of Ramsar COP10,

Gyeongnam Art Museum, Changwon

2007 Strange Compass Exhibition, Gallery Noon, Seoul

2006 A state of mind Landscape through Heart, Gallery YIAN , Daejeon

Drawing Energy, Arko Art Center, Seoul

2003 Nature Time Human Time, Daejeon Museum of Art, Daejeon

New frontier Exhibition, Daegu Culture and Arts Center, Daegu

2002 Exchange of Korea and Japan Impact Exhibition, Sungsan Art Hall,

Changwon

Media Mudia-Media art and Shamanism of Korea Exhibition,

Yonsei Centennial Memorial Hall, Seoul

2001 Yongji Air Open Exhibition, Yongji Park, Changwon

Re-Landscape, Lotte Gallery, Daejeon

2000 Seoul Media City 2000 Subway Project, Choongjungro Station, Seoul

Play the Clay Exhibition, Space MOM Art Museum, Cheongju

Watch the box Exhibition, Gallery IGONG, Daejeon

1999 Art factory project, Icheon Gyeonggido

1994 Identitaet Hungary, Ernst Museum Budapest, Hungary

Identitaet Russia, Muchina Kunsthochschule St.Petersburg, Russia

1993 Hier und Da Exhibition, Schueberg Ammersbek, Germany

Reflexion Exhibition, Dorstreihaus Pinneberg Hamburg, Germany

Kyoungnam Biennale, Yongji Park, Changwon

DMZ Arts and culture Exhibition, Seoul Museum of Art, Seoul

Document of Society Exhibition, Gallery Munwhawon, Busan

1992 Sea art project, Gwangalli, Busan

1991 Guodre Outdoor Exhibition, Guodre Park, Buyeo

Changwon Installation Biennale, Sport Park, Changwon

1989 Der gute Ton zum schoennen Bild, Kunsthaus Hamburg, Germany

Field Throw, inside to outside, outside to inside, Aula der HBK

Hamburg, Germany

1988 From Three Island Exhibition, Gallery Munwhawon, Daejeon

Naturkunst im Raum Exhibition, Donga Museum, Daejeon

1987 Natur auf die Zeit Neuwerk, Aula der HFBK Hamburg, Germany

Natur u. Kunst Symposium am Neuwerk 87, Insel Neuwerk, Germany

Musica Hamburg 87 Grand Sound Festival, Messehalle Hamburg,

Germany

1985 Biennale des Friedens 85, Kunsthaus Hamburg, Germany

1981 Geumgang Contemporary Art Fair, Outdoor: Gongjoo, Indoor:

Daejeon

1980 Geumgang Contemporary Art Fair, Outdoor: Gongjoo, Indoor:

Daejeon

1977 Society of Young Artist Outdoor Exhibition, Misari Gyeonggido

1975 Society of Young Artist Outdoor Exhibition, Kotji Beach Anmyeon

Island

1993-2003 Art and Village, Wongol Gongjoo

1974-1979 Society of Korean Young Artist Exhibition(1th-12th),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Seoul, Top Museum-

Busan,Jeonil Museu-Gwangju

1981-1998 Field Throw 74th, Every Year, 4season Outdoor of Korea and

Germany

1965-1969 A Tree Art Show (1st~5th), Gallery Munwhawon, Gongjoo

Arko Art Center, Seoul, Korea

Daejeon Museum of Art, Daejeon, Korea

Busan Museum of Art, Busan, Korea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Art Bank,Gwacheon, Korea

HanaBank, Korea

SAMUSO, Korea


주요 작품 소장

Selected Collections




About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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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농畵農, 미의 최소화를 위한 자기 수행

- 임동식의 자연미술과 회화적 상징 


김종길 | 미술평론가



미의 최소화_ 미술하기의 삶을 자기 수양의 덕목으로 삼았던 동아시아의 전통은 서구미학과 그 태도가 달랐다. 형식과 내용 어디에서도 근접성을 찾기 어렵다. 근대 이후, 서구미술이 새로운 미학적 형식으로 자리를 잡자 수양의 가치는 자본 가치로 돌변했고, 미술가는 미술 내부의 혁명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모더니즘이라는 서구적 이성주의와 합리주의의 미학적 세계가 자기 부정이라는 정반합을 통해 그로테스크한 전진을 지속하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동아시아의 사유 질서를 완전히 재편해 버렸다.

1980년 금강에서의 <금강현대미술제>는 그런 서구 모더니즘의 형식주의에 동아시아의 사유체계를 투영시킨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전시였다. <금강현대미술제>는 충남 공주의 금강 백사장에서 1980년 11월 16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되었으며, ‘창립야외현장전’이라 명명하기도 했다. 참여작가는 김관호, 김영호, 김용익, 송일영, 안치인, 유근영, 이종협, 임동식, 정광호, 정장직, 지석철, 홍명섭 등 총 28명이 참여했다.

참여 작가들 모두가 ‘앞으로’가 아닌 ‘뒤 또는 옆으로’의 사유를 보여주었기 때문인데, 강박적인 모더니즘의 진보 의식과 작위적이고 인위적인 것의 최대치보다는 자연에 덧대는 방식으로 미의 인위성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이 전시를 주도했던 임동식의 미술세계는 미의 최소화를 위한 자기 수행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듬해 그는 그의 동료 및 후배들과 함께 <야투野投> 창립전을 기획하였다. 이 전시는 ‘야외현장미술연구회창립전’이기도 했고 또한 본격적인 자연미술 운동의 출발이었다. 1981년 8월 14일부터 19일까지 공주의 금강 백사장에서 개최되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이다.


지고선의 자기현시_ 야투野投는 ‘들에서 던진다’이고 이는 ‘자연에서 표현한다’는 뜻이다. 자연미술은 대지미술과 달리 어떠한 형식으로든 ‘작품’이라는 결과물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교감’을 우선하고 그 교감에서 발현된 미적 표현을 중시한다. 자연으로 들어 간 미술가들은 자연과 조응해 순수한 상태의 짓거리를 행할 뿐 과장하지 않으며 요구하지도 않는다. 인간은 그곳에서 생각하는 자연이 된다. 그 자연의 자연성을 생각으로 다시 회복하는 것이 자연미술의 개념이다. 문명인 인간에서 자연인 인간을 회복하는 것.자연은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니고 자기 스스로의 이유에 의하여 꽃을 피운다. 이 꽃은 자연적으로 무위의 길에 의해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지고선의 자기현시이다. 김형효 지음, 『물학 심학 실학』(청계, 2003), 132쪽. 자연미술가들도 그와 다르지 않다. 맹자는 “인간은 떠돌아다니는 생각하는 자연”이라고 보았는데, “귀와 눈이라는 기관은 생각하지 않고 밖의 사물에 의하여 가려진다. 밖의 사물과 감각기관이 서로 끌어당길 뿐이다. 마음이란 기관은 생각한다. 생각하면 자연성의 이치를 터득한다. 생각하지 않으면 이치를 터득하지 못한다. 이것은 자연이 우리에게 부여한 것” 『孟子· 告子上』, 김형효 지음, 『물학 심학 실학』(청계, 2003), 133쪽에서 재인용. 이라 역설한 바 있다. 임동식이 30여년 가까이 수행한 자연미술도 마음이 사유하고 몸이 그 사유의 이치를 미적 행위로 표현하고 나아갔으니 지고선의 자기현시가 아니고 무엇일까!


화농畵農, 성찰적 자기 수양_ 2000년 이후 그는 그 자신을 자연에 완전히 동화시켜 거의 야생인으로 돌아갔던 삶을 뒤로한 채 ‘화가’로서의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 그의 회화 작품들은 흥미롭게도 그가 20여년 동안 자연이라는 들에서 펼쳤던 온갖 행위의 재현이었다. 회화로서의 재현은 그의 삶을 회억回憶하는 기억의 재현이면서 동시에 성찰적 자기 수양으로 읽힌다. 그는 단지 기록사진을 회화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 두고 보면서 그가 자연과 교감했던 순간들을 떠 올리고, 자연미술의 미학을 탐색하고 그 정신의 현현을 재사유하기 때문이다.

그의 자연미술 기록화는 그래서 대지의 뭍 생명과 사람이라는 낱 생명이 교감하는 순간의 세계를 우주적 차원으로 해석하는 놀라운 회화적경지를 제시한다. 한 폭의 회화는 하나의 장면이고 그 장면은 자연과 인간이 상호교접 교호하는 순간이다. 이것과 저것을 구분할 수 없는

일여一如의 세계!

그는 자연과 인간이 합일된 여여如如의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수년 동안 화농畵農을 일궈왔다. 그것은 그가 공주 근방의 작은 마을 원골에서 ‘예즉농藝卽農 농즉예農卽藝’의 미학을 선언했을 때부터 시작된 것이기도 했다. 그 미학적 해석에 대해 나는 이렇게 얘기한 바 있다. “가장 숭고한 일획은 그 자리에 죽어 흙이 되고 자양이 되어 새 싹으로 부활하는 것일 테다.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의 완전한 흩어짐. 임동식의자연미술은 석도의 일획을 떠올리게 한다. 그의 일획은 숭고하며 근원을 향해 있고 완전한 흩어짐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자연예술가와화가 : 임동식 개인전>리뷰, 『월간미술』, 2010년 10월호.


비단문화, 미학적 원형과 생의生意_ 최근 5~6년 동안 그의 회화는 ‘자연예술가와 화가’를 주제로 한 것이다. 자연예술가인 일꾼과 화가인짓거리 꾼의 삶을 과거와 현재로 병치하여 보여주거나, 일꾼과 짓거리 꾼이 함께 농사를 지으며 일꾼인 친구가 ‘권유한’ 풍경을 그리는 방식이다. 또 하나는 ‘비단장사 왕서방’ 연작이다. 가장 최근작이고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되는 작품들인데, <비단장사 왕서방-고층매장>,<비단장사 왕서방>, <비단장사 왕서방-그림과 모델>, <비단장사 왕서방-양복점>, <비단장사 왕서방-상속에 대한 숙고> 등이 그것이다.

그는 왜 비단에 주목했을까?

그가 소년기를 보냈던 공주의 유구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집집마다 직조기를 들여놓고 명주와 비단을 생산했는데, 당시 전국 최고의 생산지였다. 뿐만 아니라 유구는 오랫동안 십승지로 소문났으며 그래서 비결파(정감록을 신봉하는 사람들)가 모여들었고 현재도 그 후손들이 많다. 유구와 마곡지역의 진산鎭山이랄 수 있는 무성산은 홍길동이 웅거했던 산이라 불리며, 유구에서 신풍에 이르는 큰 벌판은 가난을 잊게 했고 풍수가 좋아 길지라 불린다. 인근의 마곡사는 김구 선생이 인천감옥을 탈옥해 숨어있던 곳이기도 하다. 누에에서 명주실을 뽑아 비단을 만들었던 옛 삶의 문화와 새로운 개벽세상을 꿈꾸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러나 화려한 색채의 비단문화에서 어둡고 탁한 서구 양복문화로 변화한 세태는 그에게 ‘회화적 재현’에 대한 다른 목적을 갖게 하였다. 비단장사 연작은 그래서 화농畵農 작업이라기보다는 동아시아의 문화적 원형에 대한 탐색에 가깝고 그 원형이 간직해 왔던 상징체계에 근접한다. 예컨대 비단장사 연작은 그동안 자연풍경의 실재를 극사실적 태도로 묘사하고 직조했던 것과는 달리 의미의 구성요소를 구조적으로 재배치하거나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색의 채도와 명도를 의도적으로 구분한다는 것이다. 비단의 매끄러운 표면과 형형색색은 화면에서 만개한 꽃처럼 눈이 부시지만 실상 그것의 회화적 상징은 만다라(우주의 진리. 낱낱의 살[輻]이 속바퀴측[轂]에 모여 둥근 수레바퀴[圓輪]를 이루듯이, 모든법을 원만히 다 갖추어 모자람이 없다는 뜻)로 보인다. 거친 야생지를 일구듯 물감의 물성을 거침없이 드러낸 것에서 문양의 낱낱을 빛의 알갱이로 표현한 것에 이르기까지 그의 ‘비단장사’ 회화는 눈부신 자연의 빛깔을 수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 세계에서 잠이 들거나 홀로 가게를 지키고 있는 이들은 이 미학적 세계의 주인들처럼 읽힌다. 두 번째는 소실점이다. 마치 관람객의 시선을 이끌 듯 소실점은 화면의 중앙을 배회하며 어떤 통로가 되고 있다. 나는 이 통로가 자연의 안팎을 잇는, 자연계와 인간계의 아름다운 교감이 지속되는 들숨날숨으로서의 숨통이 아닐까 한다. 그러므로 비단장사 회화는 일견 허허롭고 쇠락한 풍경처럼 보이기도 하나 상징으로서 그 실체는 비단문화의 미학적 원형에 대한 살림의 복권이란 생각이다.

그 대척점에 놓인 양복점은 ‘시멘트 아스팔트 철근 색을 닮은 검정색 류’로 어둡게 표현되어 있다. 그는 작업동기에 대한 메모를 이메일로 보내왔다. 양복점에 대해 그는 “여기서 양복점은 비단 문화를 이룬 지역에 비하여 대조적인 북유럽의 기후의 감을 반영하여 나타냄. 기천년에 달한 자연적인 삶 즉, 농경문화의 산물인 비단은 오늘날 퇴색되고 있다. 산업사회 이후 도시 중심이 된 이 시점에서 사람들의 복식은 마치 청개구리가 보호색을 띄듯 시멘트 아스팔트 철근색을 닮은 검정색류로 바뀌면서 점차 자연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고 적고 있다. 물론 비단가게에 앉아 있는 인물이나 또는 왕서방과 사다리에서 비단을 내리는 점원을 어둡게 표현한 것도 있다. 이러한 표현은 비단문화의 좌절과 서구 스타일의 일상화를 이야기하려는 것이지만, 여기에는 인간이 본래적으로 무엇을 입어야 하는가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담겨있는 듯하다. <비단장사 왕서방-그림과 모델>은 비단으로 가득한 만다라의 집에서 왕서방이 벗은 몸으로 피곤한 육신을 누이고, <비단장사 왕서방-양복점>은 재단사가 출구 없는 어두운 방에서 손님의 몸을 재단한다. 양복점의 다른 풍경은 손님을 완전히 옥죄며 재단하거나 검문 하듯 재단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재단 당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비단 가게든 양복점이든 사람들은 그들의 집에 있으나 그와 그의 신체, 그와 그 자신, 그와 그의 생활이 서로 상반되어 나타난다.

프랑스의 현대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나는 나의 신체이다’라고 했고, 동양철학자 김형효는 맹자의 ‘인仁’을 풀어 “인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자연 세계에서는 화락한 생의生意의 분위기이며, 인륜 세계에서는 나의 신체와 나, 나와 나 자신, 나와 나의 주위와의 친밀한 공감적 만남이 아니겠는가?” 김형효 지음, 위의 책, 187쪽. 라고 했다. 이때 ‘생의’는 만물을 낳는 이치를 뜻한다. 비단 옷이 자연으로서 생의의 이치를 가지며 몸과 자연스럽게 합일 된다면, 양복은 신체를 가두는 인위로서 안락이 아닌 불편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임동식의 ‘비단장사’ 회화는 한편으로는 생의와 공감에 관한 비단문화와 양복에 대한 화두를 재론하는 것이기도 할 터이다. 그 안에는 그가 그동안 추구해 온 본래 적 미학과 그것에의 새로운 생성미학이 혼재되어 있으며, 또한 고도 문명에 대한 반어적이며 저항적인 사유가 녹아있다. 이것은 어디까지 나 자의적 해석에 가까울 수 있는데, 양복점의 손님들이 취한 포즈는 마치 순교자의 그것처럼 보이고 가만히 앉아있는 비단가게 왕서방은 돌부처나 미륵과 겹쳐진다. 어쩌면 우리의 신체는 그 둘 사이를 배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